◎관물헌 목록가기
관물헌 (觀物軒) 고종 초년 고종의 생부인 흥선대원군이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할 때 궁궐에 들어오면 머무른 듯하며, <종정연표>에 의하면 고종11년 (1874) 가는 비 내리는 2월 8일 묘시에 민 왕후께서 이곳 관물헌에서 원자(순종)를 분만하셨고, 1882년 갑신정변 때에는 이집이 지대가 높고 한갓져서 경계하기 알맞다하여 개화파 정부의 본영이 되기도 하였다.그후 고종 황제께서 돌아가신 후 양 귀인과 그의 소생인 덕혜옹주가 한동안 이곳에 살았다고 하는 관물헌은 주변의 담장이 바뀌고 문이 어색하게 나 버려 지금은 성정각 뒤편에서 눈길 한번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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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액은 달랑 '집희(緝熙)'두글자만 써 있는데 한 눈에 보기에도 편액치고는 서툰 글씨이다. 갑자년에 쓴 어필로 표기되어 있다. 갑자년이라면 1864년, 고종원년이 될 터이고 그 해에 고종은 열세 살이었다. 열세 살짜리 소년 왕이 무언가를 기념해서 편액을 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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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의
의미
'집희'란 '빛남. 밝은. 인격이 계속하여 오래 빛남'이라는 뜻과 '계승하여 넓힘'이라는 뜻이 있다. 그런데 건물 이름에는 대개 '전, 당, 합, 각, 재, 헌, 루, 정' 가운데 한 자가 붙게 마련인데, 단지 집희라고만 했으니, 집희전은 아닐 테고 집희당이라는 것인지, 집희각 아니면 집희재, 집희헌 가운데 하나인지 알 수 없다. 경희궁에 있던 춘궁의 내당 이름이 '집희당'이기는 한데,그것을 따온 것 같지는 않다. 혹은 건물 이름이 아니라 이 건물에 사는 사람의 '인격이 오래 빛나기를' 바란다거나 아니면 자신이 새로 왕이 되었으니 왕위를 '계승하여 넓히겠다.'는 의지의 표명인지 모르겠다. 이 건물의 본 이름은 관물헌이다 왕이 이런저런 형식으로 신하를 만나고, 또는 경연을 열고 하는데, 어느 한 건물에서 그런 일을 모두 처리하지 않고 필요에 따라 건물들을 옮겨 다녔다. 그렇게 왕이 주로 활동하는 공간이 내전의 주요 부분을 형성하는 것이고, 창덕궁의 건물로는 희정당, 성정각과 함께 관물헌이 그에 포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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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물헌의
내력
관물헌은 '동궐도'에서는 유여청헌(有餘淸軒)이라 하였으며, 순조의 세자인 익종이 지은 '관물헌 사영시'가 있고, 관물헌 북쪽에 있던 대종헌(待鐘軒)은 익종의 동궁 시절(1812 - 1827)에 건립하였고, 성정각이 정조 연간에 건립된 것으로 추리할 수 있다. 따라서 이건물은 최소한 1830년 이전에 건립되었을 것으로 추리할 수 있다. 또한 이 건물은 고종 21년(1884)에 개화파에 의해 갑신정변이 벌어졌단 곳이기도 하다. 건물과 관련된 역사이기에 간략히 소개한다. 갑신정변을 일으킨 김옥균, 홍영식, 서광범, 박영효 등의 개화당은 고종에게 난을 피하도록 강요하여 창덕궁에서 경우궁으로 이어 하게 하고, 다시 이재원(대원군의 조카)의 사저인 계동궁으로 옮기게 하였으나 국왕과 왕비의 강력한 요구로 환궁하게 되었다. 그러나 개화당은 창덕궁에서 좁고 작은 관물헌으로 이어하게 하였고 이 곳을 그들의 작전 본부로 삼았다. 위치상으로 보면 관물헌은 외부에서 감추어진 곳이며 창경궁이나 후원 또는 종묘 쪽으로 빠져나가기 쉬운 장소이기도 한 곳이다. 개화당이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소수이 병력으로도 청군으로도 청군의 공격을 막을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청의 원세개는 2000명의 병력을 이끌고 들어가 12월 6일 오후에 창덕궁과 후원일대에서 호위중인 일병을 물리치고, 관물헌에 있던 고종은 김옥균 등의 만류를 뿌리치고 민비가 있는 북관왕묘(北關王廟)로 돌아갔다. 이로써 개화당의 집권은 '삼일천하'가 되었고 김옥균, 박영효,서광범, 서재필 등은 일본 공사 일행을 따라 일본으로 망명하였다.
관물헌의 구조와 꾸밈새 관물헌건물은 장대석 기단 위에 정면6간,
측면3간짜리 집이었다. 뒷면으로는 기단 위로 모두 툇마루를 달았는데 각 기둥마다에 굴도리를 사용한 5량 구조로 겹처마 팔작지붕에 용두와 토수를 장식하였다. 이 건물은초익공계의 물익공 양식으로 지어졌으며, 대청은 세 살 분합문이고 나머지는 머름 중방 위로 격자살 분합문을 달았다. 정면의 대청 오른칸에는 '집희(緝喜)'라고 쓴 현판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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