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 용 정         목록가기           

 

  

 부용정

  부용정 앞 큰 연못인 부용지에는 창덕궁과 창경궁이 만나는 낙선재 뒤쪽 지점, 곧 창덕궁의 내의원(內醫院) 동쪽 담장을 끼고 북쪽을 바라보면 두 개의 대문이 서 있는데, 오른 쪽이 창경궁으로 왼쪽이 후원으로 들어서는 대문이다.

 

  

이대문을 지나면 창경궁과 창덕궁 담장 사이로 난 언덕길이 나오고,이 길을 따라 올라가면 고개 마루에 서게 된다. 이곳에서 한 숨쉬는 동안 부용지 주변의 주합루와 멀리 펼쳐진 후원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런 경관에 변화를 주는 수법은 셋째 영역인 관람정 지역으로부터 넷째 영역인 옥류천 지역으로 접근할 때를 비롯하여 이곳 후원의 여러 곳에서 접하개 되는 수법이다.

 

부용정은 숙종 33년 (1707)본래 택수재로 지은 것을 정조 16년에 고쳐 지으면서 부용정이라 부르게 된 정자이다.

 정면3칸, 측면 4칸되는 '아자(亞)자형 평면을 기본으로 하였는데 동산쪽 평면의 일부를 돌출시켰기 때문에 완전한  ╋자형의 아(亞)자형은 아니다.

  정자의 구조를 살펴보면 기단은 운두가 낮은 장대석으로 한벌대로 쌓은 낮은 기단이다.

이위에 다듬은 8각형 초석을 놓고 원주를 세웠다. 기둥 위에는 주두와 익공 두 개를 놓아 단면이 둥근 굴도리로 짜맞춘 이익공 집으로 하였다.

처마는 부연을 단 겹처마이고 지붕은 합각을 형성한 팔작지붕 모양이다. 정자의 양측면과 남면 기단 위에는 돌계단을 놓아 툇마루에 오를 때 딛고 올라서게 하였다.

 북쪽은 연못 속으로 두 다리를 넣었는데 기둥 밑 초석은 팔모로 된 다듬은 기둥 모양의 초석이다.

 

전면 창호들은 모두 접어 들쇠에 매달 게 되었고 안에는 우물마루를 깔고, 중앙 1칸과 연못 쪽 1칸을 모아 2칸을 주변 칸과 다르게 꾸몄는데, 이 칸 3면에는 불발기 창호를 달았다.

  불발기 모양은 8각 교살, 원형의 귀갑살, 네모의 정자살 등 다양하다.

  툇마루에 두른 난간의 연못 쪽은 계자 난간이고 남쪽 동산 쪽은 평난간으로 그 살대의 짜임새 들이 재미있다

 

정자의 남쪽은 낮은 동산인데 여기는 단이 지게 흙을 파내어 고르고 그 가장자리를 장대석으로  마무리하였다. 그리고 단마다 꽃을 심거나 석함을 놓아 치장하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의 전통 정원에서의 화계라 부르는 것이다.

  화계는 글자 뜻 그대로 꽃을 심어 만든 계단을 말하는데 궁궐뿐만 아니라 사대부 집이나 정자, 누대등이 서 있는 주변에 구릉이 있는 곳이면 하계를 꾸민다.

우리나라는 전국토 3분의 2가 산지이기 때문에 곳곳에 산과 구릉이 많아서 이런 화계를 두는 것이 일반적인 정원의 모습이다. 그리고 화계는 특히 뒤뜰 뒷동산을 중심으로 두기 때문에 예부터 윗동산을 잘 가꾸어 왔고 이를 가꾸는 사람을 '동산 바치'라 불렀다. 동산 바치는 오늘날 정원사이다.

  부용정 화계 위에는 석함이 있고 석함에는 괴석이 담겨져 있는데 일종의 정원을 꾸미는 석물이다

 

괴이하게 생긴 그러나 운치 있는 괴석을 담아 두는 석물이라 하여 석함이라 부르며 때로 괴석을 받쳐주는 대라는 뜻으로 괴석대라고 도 한다.

  석함은 일반적으로 정방향이나 장방형이지만 때로 육각형, 팔각형이기도 한다.

  그 높이도 다양하여 바닥에 닿는 낮은 것에서부터 높은 대를 세우고 그 위에 다시 괴석을 담은 석함을 올려 놓기도 한다.

  또 부용정 기둥에는 기둥마다 주련들이 걸려 있는데, 여기에는 한시들이  초서체로 새겨져 있어 이들 시구를 감상하노라면 저절로 시흥에 젓고, 더더욱 부용정의 공간정서에 몰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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