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夏至) - 낮의 길이가 1년 중 가장 긴 날.               목록가기

 

 

  하지는 24절기 중의 열번째 절기이다. 망종(芒種)과 소서(小暑)사이에 있는 음력(陰曆) 5월 중기(中氣)로 태양이 황경 90도에 이른 때로 양력(陽曆)으로는 6월 22일경이다. 이 날은 태양이 황도상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하지점에 이르러, 낮의 길이가 1년 중 가장 긴 날이 된다.

북반부에서는 남중고도라고 하여 정오의 태양 높이가 가장 높고,  태양으로부터  많은 열을 받으므로 지구 표면에 가장 많은 열량(熱量)을 받는다.  이 열량이 쌓여서 하지 이후에는 기온이 상승하여 몹시 더워지며, 삼복(三伏) 더위에 접어들게 된다.

북극지방에서는 하루 종일 해가 지지 않고, 남극에서는 수평선 위로 해가 나타나지 않는다. 동지에 가장 길었던 밤 시간이 조금씩 짧아지기 시작하여 이날 가장 짧아지는 반면에 낮 시간은 14시간 35분으로 1년 중 가장 길다.

옛 사람들은 하지 15일간을 5일씩 끊어서 3후(候)로 나눠서, ① 초후(初候)에는 사슴의 뿔이 떨어지고, ② 중후(中候)에는 매미가 울기 시작하며, ③ 말후(末候)에는 반하(半夏)의 알이 생긴다고 했다.

남부지방에서는 망종(芒種) 전후에 시작된 모심기가 하지(夏至) 이전(以前)이면 모두 끝나며, 이제부터는장마가 시작되는 때이기도 하다.

강원도 지역에서는 파삭한 햇감자를 캐어 쪄먹거나 갈아서 감자전을 부쳐먹는다. 남부지방에서는 단오를 전후하여 시작된 모심기가 하지( 夏至) 이전이면 모두 끝나며, 장마가 시작되는 때이기도 하다.

기우제

하지가 되도 비가 오지 않으면 이장(里長)이 제관이 되어 용소(龍沼)에 가서 기우제(祈雨祭)를 지낸다. 제물로는 개나 돼지 또는 소를 잡아 그 머리만 물 속에 넣는다. 그러면 용신(龍神)이 그 부정함을 노하여 비를 내려 씻어 내린다고 믿는다. 나머지 몸통 고기는 기우제에 참가한 사람들이 함께 먹으면서 공동체 의식을 다진다.

 

하지가 되면 묵정밭과 산야는 희디 흰 개망초꽃으로 뒤덮힌다. 옛날 보온용 비닐 못자리가 나오기 전의 남부 이모작 지대에는 하지 '전삼일·후삼일'이라 해서 그때가 모내기에 적기였다.
지금은 보온용 못자리 설치로 모내기가 빨라져 하지 때가 되면, 모는 새 뿌리를 내리며 날마다 더욱 굳어진다.

늦모내기가 대체로 끝나는 하지부터는 비료주기와 벼 병충해 방제작업에 들어간다.
장마와 가뭄대비도 해야 하는 만큼 이때는 일년중 추수와 더불어 가장 바쁜 때이다. 메밀파종, 누에치기, 감자캐기, 고추밭매기, 마늘캐기 및 건조, 보리수확 및 타작, 보리수매, 모내기, 모낸 논 웃비료주기, 제초제 살포 등이다. 그루갈이용 늦콩심기, 또 대마수확이 이루어진다. 대마를 하는 농가는 모내기보다 더 바빠 대마철은 아예 잠을 못 잔다고 한다.
보리 타작한 농가는
"할매단지" 에 가을추수 후 넣어둔 쌀을 꺼내고 보리를 넣어 잘 모셔둔다.

벼농사의 경우 모내기가 끝나면 김매기(지역에 따라서는 논매기라 한다)가 뒤따른다.
벼가 피기까지(출수기) 두세번에 걸쳐 김매기가 이어진다. 처음 매는 김을 초벌매기(애벌매기라고도 한다)라 한다. 초벌매기 후 3주 쯤 지나면 두벌매기가 이어지고 잡초가 많은 논이나 알뜰한 농가, 일손이 많은 농가에서는 세벌매기까지 하게 된다.

  그러나 요즘은 유기농법으로 농사짓는 논을 제외하고는 거의 김매기를 하는 논은 없다. 모두들 손쉬운 제초제로 김매기를 대신 하게 된다.
노동력의 부족으로 인해 땅에 마구 뿌려댄 제초제는 결국 벼로 옮겨가고, 그 벼는 사람이 먹게 됨에 따라 체내에 축적되고, 마침내는 각종 암이나 질병을 일으키게 되는 원인을 우리 스스로가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다. 심각한 상황을 유발하고야 만다.

  두레 김매기를 통해 이웃간의 도타운 정을 나눌 줄 알았던 우리의 전통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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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서 찾는 지혜] 돌고 도는 세월
[기획/연재] 2002년 06월 25일 (화) 17:49
 璇樞無停運 //   四序相錯行//    奇言赫曦景//    今日一陰生
 선추무정운      사서상착행      기언혁희경      금일일음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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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자리 운행은 멈춤이 없고/ 일년 사계절이 맞물려 도네/ 
한 여름 햇살 눈이 부셔도/ 오늘부터 서늘한 기운 돌기 시작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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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권덕여(權德與)가 하지(夏至)를 읊은 시이다. 하지는 24절기 가운데 
하나로 이날이 되면 낮이 가장 길고 상대적으로 밤이 가장 짧다.

그런데 모든 사물은 극도로 흥성하면 그 때부터 기울거나 시들기 시작한다.

시인은 여름의 정점에서 가을의 도래를 예감하는 것이다.

"권세는 십년을 가지 못하고 열흘 붉은 꽃이 없다(權不十年, 花無十日紅)"라는
 말도 있다.

흘러가는 세월을 탓만 하지 말고 그 속에 잉태되는 새 생명을 찬미하자.

이병한 < 서울대 명예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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