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머슴 날        목록가기

 

 

 

 

 
 한 폭의 그림같은 농촌 풍경. 자연을 벗삼아 평화롭게 살아가는 농심.               농자 천하지 대본(農者天下之大本)
  

  머슴날은 농가에서 머슴들의 수고를 위로해 주기 위해, 음식을 대접하며 즐기도록 하는 날로, 노비일 또는 일꾼날이라고도 한다. 가을 추수가 끝난 다음, 머슴들은 겨울 동안 크게 힘든 일 없이 평안하게 지냈으나 2월에 들어서면 서서히 농사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그래서 고된일이 시작되기에 앞서 일꾼들을 하루 쉬게하여 즐겁게 놀도록 하는 것이다. 머슴들은 농악(農樂)을 울리며 노래와 춤으로 하루를 즐기는데, 주인들은 머슴들에게 돈을 주어 쓰도록 한다. 많은 노비를 거느린 대가에서는 떡도 하고 많은 음식을 준비한다.

《동국세시기(
東國歲時記)》에 의하면 정월 대보름에 세웠던 볏가릿대를 내려서 그 속에 넣었던 곡식으로 송편 등의 떡을 만들어 머슴들로 하여금 먹게 하였다고 한다. 크게는 손바닥만하게 작게는 계란만하게 만드는데, 모두 반쪽의 둥근 옥모양으로 한다.

  콩을 불려서 속을 만들어 넣고 시루 안에 솔잎을 겹겹이 깔고 넣어서 찐다. 푹 익힌 다음에 꺼내서 물로 닦고 참기름을 발라 먹었는데, 머슴들이 이 떡을 나이 수대로 먹으면 좋다고 한다. 한편 경상남도 의령군이나 양산군에서는 머슴날이 성인식의 의미를 지니기도 하였다.

  소년들은 신체가 건강해도 어른들과 노동력을 맞교환하는 품앗이를 할 수 없었는데, 그래서 그 해에 20세가 된 젊은이는 이 날 동네 어른들과 성인 머슴들에게 술과 음식을 한턱 낸다. 그러면 그 해부터는 어른으로 취급받아 성인과 품앗이를 할 수 있게 된다.

 
지방에 따라서는 20세가 되어도 머슴날 성인들에게 한턱 내지 않으면 성인 취급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머슴날에 이렇게 성인식을 하지 않았을 때에는 두레가 났을 때 하는 수도 있다. 이처럼 머슴날은 평소에 대접받지 못했던 머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어, 그 해의 농사에 전념하도록 하려는 의도에서 여는 농경의례의 하나인 것이다.

 
2월 초하루에는 노래기를 퇴치하는 풍속도 전해진다. 노래기는 지방에 따라서는 '노내기'라고도 부르는데, 한자로는 백족충(百足蟲)·마륙(馬陸)·환충(環蟲)이라고도 한다. 지네같이 생긴 벌레로 노린 냄새를 풍기며, 여름철이면 음습한 곳이나 짚 썩은 곳 등 지저분한 곳에서 주로 산다.

  이날 집안을 청결하게 하고 종이를 잘라서 향낭각씨(香娘閣氏)의 노리개를 만들어 향낭각씨속 거천리(香娘閣氏速去千里)라는 한문 여덟 자를 써서 서까래에 매달아 둔다. 이는 "향낭각씨는 속히 천리 밖으로 도망가라"는 뜻으로 향낭각씨는 곧 노리개를 미화한 표현이다. 또는 소나무 잎사 귀를 추녀 끝에 꽂아 넣기도 한다.

  그러나,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변해 가면서 농촌을 떠나는 젊은이들로 인해 머슴이라는 말은 언젠가부터 우리 주위에서 사라졌으며 자연히 머슴 날이라는 풍습도 우리 곁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린 잊혀져 가는 풍습 중에 하나가 된 것이다. 또한 머슴이라는 단어도 요즈음 신세대들에게는 생소한 단어가 되어 국어사전에서나 찾아볼 수 있게 되어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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