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음양오행과 장부?            목록가기

   

   우주 자연의 원리와  법칙을 설명한 것이 음양론이다다시 말하면  대립된  두 세력의 관념론으로,   이는 일정불변(一定不變)한  것이 아니며 변전무궁(變轉無窮)하여 모든 사물과 현상을 변전(變轉)하는 과정에서 실상을 그대로 파악하려는 한 관념론적  철학이라 할 수 있다.  양(陽)이란 것은  동적(動的)이고  적극적(積極的)인 현상을 나타내고,  음(陰 )이란 것은 정적(靜的)이며 잠재성(潛在性)을 갖고 있다.

   질병의 증상에서 이러한 현상을 살펴보면  높은 열이 있다든가 충혈이 된다든가 격심한 통증을 느낀다든가 맥상(脈狀)이 힘있게  뛴다든가 하는 증상은 양증(陽證)에 속한다. 그와 반대로 손발이 차고 빈혈이 있고 기운이 없고 피로하며 맥이 힘이 없고 약하게  뛴다든가 하는 증상은 음증에 속한다.

   양증인 고열일 때의 처방은 열을 내리게 하는 처방 즉 음성의 약제를 쓰며, 반대로 음증일 때의 처방은 열을 높여주는 처방 즉 양증의 약재를 쓴다. 이는 마치 열이 있을 때는 찬물을 , 추울 때는 찬물을 찾는 것과 같다.

  이렇듯 진단과 처방 기타 여러 증상에 음성과 양성의 분별은 중요한 것이며, 또 그에 따라 치료법을 정하는 것은 합리적(合理的)이라 하겠다. 또한 한의학에 우주 자연의 원리와 법칙인 이 음양론을 적용하는 것도 이러한 원리가 있는 까닭이다.

   오행론이라 함은 음양을 다시 우주의 물적 현상인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의 오행(五行)이라는 오상(五象)으로 구분하고,  그 오상의 상대적.연쇄적관계와 순환성관계를 설명한 것이데,  음양이 이원론이라면 오행은 다원론이라 할 수 있어, 오행론과 음양론을 구별할 수도 있겠으나, 오행이 음양에 귀일(歸一)되고 음양이 다시 태극(太極)에 귀일된다는 관념론적 철학으로 볼 때, 오행론도 역시 음양론의 일부에 함유(含有)된 것이라 하겠다.

   한의학  임상기초이론(臨床基礎理論)의 특징이 오행의 상생상극론(相生相剋論)에 있으므로 한의학상의 오행론은 인체의 오장(五臟:木간장.火심장.土비장.金폐장.水신장)을  오행에 배합시켜  상호간의 유기적인(抑壓과 助長) 관련성이 생명의 조화(調和)화 양생(養生)에 귀착(歸着)함으로써, 생명의 전체적인 조정의 주재(主宰)임을 설명하기 위해  인용된 것이며,  여기엔  인체생리(人體生理),  병리(病理), 치료(治療) 등에 있어서 세밀한 현상까지도 적용되고 있다.

   즉, 인체의 모든 생리와 생명현상이 모두 오장 육부로 구성되어 영위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며, 그 연유는 한의학의 기본원리가 음양오행론을 근거로 한 장부(臟腑)론과 경락에 입각해 있기 때문이다. 인체에 있어서의 일체의 생리와 생명현상은 오장 육부의 변동으로 보고, 심지어 눈병이면 간장, 콧병이면 폐장, 노이로제면 심장의 한 병변(病變)으로 보고 그 원인을 찾게된다.

   오장의 기능을 음양오행론에 결부시키면, 간장은 목(木), 심장은 화(火), 비장은 토(土), 폐장은 금(金), 신장은 수(水)라는 오행에 속한다.

   육부는 기능적으로 오장과 서로 연관성을 가진 장기(臟器)로 보며, (膽)은 간장, 소장(小腸)은 심장, (胃)는 비장, 대장(大腸)은 폐장, 방광(膀胱)은 신장, 삼초(三焦)는 신장의 별칭은 명문(命門)에 예속된다.

   이 오행에 해당된 오장은 자연계의 모든 사물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으며, 또 오장육부는 기능적으로 상생(相生)과 상극(相克)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 오행의 상생. 상극의 법칙은  장부(臟腑)가 서로 돕고 억제하는 이치를 적용한 것인데,  이 오행의 이치는 한의학의 진단과 치료원리에 대단히 중요하게 적용되고 있다.

  오행에 속하는 각종관련표

        오행(오행)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
오행 소속
오장(五臟) 간(肝) 심(心) 비(脾) 폐(肺) 신(腎)
육부(六腑) 담(膽) 소장(小腸) 위(胃) 대장(大腸) 방광삼초
오색(五色):오장과 관련 있는 색 청(靑):푸른색 적(赤):적색 황(黃):황색 백(白):백색 흑(黑):흑색
오주(五主):오장이 맡은 器管 근(筋):힘줄 맥(脈): 육(肉):살 피(皮):피부 골(骨):뼈
오계(五季):오장과 계절 배당 춘(春):봄 하(夏):여름 사계(四季):철바뀜 추(秋):가을 동(冬):겨울
오미(五味):오장과 관련 있는 맛 산(酸):신맛 고(苦):쓴맛 감(甘):단맛 신(辛):매운맛 함(鹹):짠맛
오근(五根):오장에 소속돤 五管 목(目):눈 설(舌):혀 구(口):입 비(鼻):코 이(耳):귀
오성(五聲):오장과 관련 있는 음성 호(呼):부르는 음 언(言):말하는 음 가(歌):노래하는 음 곡(哭):우는 음 신(呻):신음하는음
오정(五情):오장과 관련 있는 감정 노(怒):성냄.분노 희(喜):기뻐함 사(思):생각함 우(憂):근심함 공(恐):두려워 함
오취(五臭):오장과 관련 있는 냄새 노린 내 초(焦):타는 냄새 향(香):향 내 성(腥):비린내 부(腐):썩는 냄새
오액(五液):오장 소속의 분비물 누(淚):눈물 한(汗):땀 연(涎):침 체(涕):콧물 타(唾):오줌
오성(오성):오장과 관련 있는 성질 인(仁) 예(禮) 신(信) 의(義) 지(智)
오방(오방):오장과 관련 있는 방향 동(동) 남(南) 중앙(中央) 서(西) 북(北)
오장과 1일 중의 시간 배당 조(朝):아침 주(晝):낮 일중천(日中天):한낮 석(夕):저녁 야(夜):밤
   

    예컨데 히스테리나 정신에 약간 이상이 있는 환자는 해마다 봄철만 되면 이 병이 재발되어, 때때로 식구들을  들볶고, 화를 잘 내며, 심하면 사람을 물기도 하고 때리기도 하다가 제 분에 못이겨 쓰러지면 팔다리가 꼬이고 까무라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반복되다가도 여름만 되면 씻은듯이 낫는 경우를  우리는 흔히 주변에서 보곤하곤 한다.

    이러한 경우 한의학에서는 환자의 질병이 간경(肝經)에 들어 있다고 본다.

   이러한 병은 봄철만 되면 재발하는데, 경련(痙攣)은 힘줄의 작용이며, 화를 잘 내고, 눈을 뒤집는 것도 역시 간경(肝經)의 증후이다. 이런 환자의 평소의 식성(食性)은 신(酸) 과일이나 신 음식을 즐기며, 상습증으로는  늑간신경통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즉 이 환자가 나타내는 모든 증상들은 위의 도표에서 찾아보면 봄(春). 힘줄(筋). 신맛(酸). 눈(目). 성냄(怒)  등이 모두 간경에 해당됨을 알 수 있으며, 늑간신경통도 늑간 부위가 경락상 간경(肝經)에 해당한다.

   과려상비(過慮傷脾)라 하여 생각이 많은 사람에게 위장병은 따라 다니게 마련이다. 즉 정신적인 과로는 곧 소화불량으로 이어지는  위장병의 한 원인이 되는 것이다. 위장병 환자들은 얼굴이 누렇게 뜨고, 단맛과 고소한 음식을 좋아하며, 평소에 생각을 많이 하거나 깊은 생각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증상들을 위의 도표에서 찾아보면 얼굴의 누런 빛(黃). 단맛(甘). 많은 생각(思) 등이 비경(脾經)에 해당됨을 알 수 있다.

   폐장 기능이 약화되어 생기는 만성병자는 대개 안색이 창백해지고, 기침을 하게되며, 등이 아프고 결리며, 초가을부터 병이 심해진다. 식욕은 매운 것이나 비린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폐와 대장은 표리(表裏)의 관계에 있는만큼 대장기능에까지 영향을 미쳐 대변이 고르지 못하여 설사나 이질이 생기기 쉽다.

   심장 기능이 저하되면 순환기 계통에 병변(病變)이 오기도 하지만, 한의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심주신(心主神)이라 하여 심장 기능은 특히 정신 기능을 중요시 하게되는데, 심장병으로 인해서 오는 노이로제에 대한 증후를 예시하면 다음과 같다.

   얼굴이 자주 붉어지며 상기(上氣)가 되기 쉽고, 정충증,  즉, 자주 놀라며 가슴이 두근거린다. 불면과 신경이 예민해져서 공연이 마음을 쓰게된다. 혀에 자주 혓바늘이 돋고 갈라지기 쉬우며, 입맛이 쓰고 입안이 항상 쓰게 느껴진다. 여름철의 더위에 몹시 힘들어하며  말(言)이 많아진다. 공연히 땀이 잘 나거나 혹은 손발에 땀이 잘 안날 때도 있다. 이런 경우 얼굴의 붉은 빛(赤)이나 혀. 언어. 땀. 쓴맛 등은 모두 심경(心經)에 해당됨을 위의 도표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신장 기능이 약해지든지 질병이 생기면 소변을 자주보고 정력이 감퇴되며, 허리가 아프고 손발이 차며 얼굴빛이 검어진다. 이러한 증상은 당뇨병 환자나 노인에게 자주 오는 신(腎)위축증  증상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신장 질환은 대개 겨울에 더 심해지며, 정력이 부족할 때는 침이 마르며 갈증을 자주 느낀다.

   이와같이 어느 오장에 병이 들었을 때에는 그에 상응하는 독특한 증상이 나타나므로, 오장에 예속된 관련표와 경락 및 오행의 상생과 상극의 원리를 적용하여 병의 근원을 예단(豫斷)할 수 있으며,  거기에 따른 치료를 함으로써 근본적인 치료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질병이란 어떠한 한 가지 원인만으로만 오기 보다는 여러 원인이 겹쳐서 오는 수가 많으므로, 그에 따른 증상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오행의 상생과 상극의 원리에 의하여 어느 한 장기(藏器)의 기능에 병변(病變)이 생기면 그로 인하여 다른 장기에까지 그 영향력이 미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환자가 스스로 어느 기관이 아프다고 호소해도 실제로 진찰해 보면 엉뚱하게도 다른 기관에 병의 근원이 잠재해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즉 소화불량을 예로 들면, 환자의 호소는, <식욕이 없고 소화가 잘 안되니 위장병을 치료해 주시요> 하고 얘기를 하지만, 이 소화불량을 세밀히 진단해 보면, 정신적인 과로 즉 신경성 소화불량에서 오는 경우가 있고, 과색(過色)으로 인한 양기(陽氣)부족, 즉 정력결핍으로 오는 소화불량이 있고, 과로(過勞)로 인한 빈혈(貧血)에서 오는 소화불량이 있다.

   신경성 소화불량의 경우를 오행의 상생과 상극의 원리에 비추어 보면, 화생토(火生土)의 원리에 의하여 심장 즉 뇌신경 기능의 이상이 <토(土)> 즉 비위 기관인 소화기에 그 영향이 미쳐서 온 질환인 것이니, 소화기 보다는 심장을 다스려야 질병이 근치될 것이다. 예컨데 이러한 경우는 과려상비(過慮傷脾) 즉 정신적인 과로로 비장이 상한 것이니 귀비탕(歸脾湯) 같은 처방으로 치료해야 할 것이다.

   과색으로 인한 소화불량의 경우는 양기부족을 보충해야 하므로 팔진탕이나 육미지황탕 같은  처방으로 치료해야 할 것이며, 과로로 인한 빈혈에서 오는 소화불량의 경우는 혈(血)은 간(肝)에 소속한 것이므로 간기능 이상이 소화기에 미친 것이니, 조혈작용의 명약인 쌍화탕(雙和湯) 같은 처방을 형편에 따라 적당하게 증감하여치료해야 할 것이다.

   물론 소화기 자체의 기능이 저하되어 생기는 소화불량도 있을 것이다.

   이와같이, 소화불량 하나만 하더라도, 그 질병의 근원이 각기 여러 가지이기 때문에 현대의학에서와 같이 위장병이라 하여 무조건 위만 들여다 보면서 소화제나 제산제(制酸劑) 등을 쓰는 즉, 국부적인 해결책만 쓰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이상과 같이 한의학의 치료법은 실로 음양오행론에 근거하고 있으며, 특히 모든 만성병의 치료는 이를 위주로 적응시켜야 생체의 자연 치유능력이 강화되어 치료가 보다 더 촉진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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