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집터(宅基)풍수
풍수지리의 본질은
천지의 기[氣]를 땅을
통해 받아 인생의 행복에 이바지 하는 것이므로, 이런 점에서 보면 묘택이나
집터[宅基]도 동일하다. 그러나 집터는 묘택과는 달리 그 성질상 소규모의
땅으로는 불가능하며 상당히 넓은 땅과 경제적 여건을 갖춘 땅이 아니면
안된다.
주거지는
그 생활 관계로 인해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사는것 보다는 집단생활을
하는 것이, 샐활을 영위하는데 유익하고 편리하다.
따라서 집터의 유형을 2종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민중의 생활의 장(場)으로서의 행복을 목적으로 하는 집단
집터[宅基]와 , 자기 일가[一家]의
행복을 목적으로 하는
개인 집터[宅基]로 나눌 수 있으며, 1개의 가옥[家屋]을
짓기 위한 개인집터 보다는 백가천가(百家千家)의 가옥을 짓기 위한
집단집터를 상위(上位)의 집터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죽은 사람의 집 즉, 묘소를 묘택(陰宅)이라고
칭함에 대해서, 집터와 주택은 다같이 산 사람의 주거지란 의미이다.
여기서 기[基]와 택[宅]은 똑같이 사람의 주거에
사용되는 문자 이지만, 그 용어의 풍수적인 관습상, 택기의 기[基]는 가옥을
세울 수 있는 토지 즉 기지[基地]라는 의미이며, 주택의
택[宅]은 이
토지 위에 세워 놓은 가옥을 택[宅]이라 한다.
기[基]와
택[宅]을 비교해 보면, 기[基]가 주(主)이고, 택[宅]은 종[從]의 위치에
놓여져 있어, 그 터의 선악 여하가 극히 중대한 사항이지만, 그 터에
세워 놓은 가옥[家屋]의 공간배치도 역시 중요한 사항이다.
따라서 본서 제1장에는
기지론[基地論]에 해당하는 집터(宅基)풍수를 논하고,
제2장에는 가택의 공간배치[空間配置]에
해당하는
주택(住宅)풍수를 논하겠다.
1. 지
리 론[地理論]
(1)
선관수구[先觀水口
입지(入地)하면 먼저
수구를 보아야 하는 것이니, 무릇 거수처(去水處)가 공활(空闊)하여
텅 빈 넓은 곳이면, 비록 대부지가(大富之家)라도 대(代)를 이어 살지
못하고 자연이 흩어지고 없어져서 마침내 패망하고 만다.
그러므로
집터를 선정하려면 반드시 수구가 관쇄[關鎖]되고, 내부에 들판이 펼쳐지고,
내수[來水]는 굴곡환포[屈曲環抱]하고, 거수(去水)도 굴곡소수(屈曲消水)한
곳을 착안하여 구해야할 것이다.
흘러 오는
물이 환포하지 않고 반배(反背)하거나 수지직래(水之直來)하면 무정(無情)한
땅이니 비길지(非吉地)이며, 수지직거(水之直去)하여도 역시 길지(吉地)가
못되니 착안할 곳이 못된다.
수구에 나성[羅城]이 있어,
물을 가로 막으면 강하수 불허류[江河水
不許流]의 형세가 되어, 내기[內氣]를 거둬 들이며, 수구 양변에 양산이 교직밀폐[交織密閉]되어
있으면, 이른바 수구 불통주격[水口不通舟]의형세가 되므로, 수구사로서는
최상격이다.
수구산이
고대하여 사상한문[獅象門]을 이루면 그 내국[內局]에는 반드시 대명당이
있음을 예지[豫知]하는 것이며, 수구에 큰 산이나 고대한 석산[石山]이
존엄탁립[尊嚴卓立]하여 독고우중[獨高于衆]이면 이를 소위,
북진[北辰]이라 하며, 북진일성[北辰一星]은 천중존[天中尊]으로, 제왕이 배출되는
땅이 아니면 없는 법이다.
산중(山中)에서는
수구가
관쇄된 곳[잠긴 곳]을 쉽게 구할 수 있으나 들판에서는 수구가
관쇄된 곳을 얻기가 어려우므로 반드시 흘러가는 물을 거슬러 막는 역수사[逆水砂]가
있어야 한다.
높은 산이나
낮은 언덕을 막론하고 흘러 가는 물을 힘있게 가로
막았으면, 판국[版局]이 좋은
곳이다. 일중(一重)이라도 좋지만,
삼중.오중(三重.五重)이면
더욱 크게 길(吉)하다.
이런 곳이야
말로 완전하게 오래 살 터가 된다.
(2)배산임수[背山臨水]
자고 이래[自古以來]로 물이 없는 땅은
살 만한 곳이 못된다. 산은 정[靜]하니 음이요, 물은 동[動]하니 양[陽]인
고로, 산은 반드시 물을 만난 연후라야 비로소 음양배합을 이루어 생성[生成]의
묘를 다 할 수 있다.
배후로는
산을 등지고, 앞으로는
들판과 하천에 임해 있는 곳을
배산임수의 땅이라 한다.
임수위치는 물과 들판을 끼고 있으므로 생리[生利;이익을 냄]에 유익하고,
넓은 들판이 있으므로
집단 양기를 이루어 생활을 영위하기에 좋은 곳이다. 또한 배후산지는 배후로
산을 업고 있으므로 바람을 막아, 지기[地氣]를
보전[保全]하고], 집터를
수호[守護]하는 것이다.
집단 풍수인 도읍풍수[都邑風水]의 첫째
요건은 진산[鎭山]이다. 진산이란
읍기[邑基]나 마을, 또는 집터를
진호[鎭護]하는 산을 말한다.
풍수지리학의 주안점[主眼點]은 지기[地氣]를
찾는 일이며. 그 지기의 흐름은 산맥에 있고, 이 산맥을 내룡[來龍]이라
한다. 이 내룡이 바로 진산이며, 풍수학적으로 길지[吉地]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진산이 있어야 한다.
도읍 풍수는
배산임수[背山臨水=玄武.朱雀],
좌청룡[左靑龍].우백호[右白虎]라는 풍수적 요건의 지세가 절대적인
구비 조건이었다.
조선시대의 시가지 계획의 기본도, 지배적인
사상은 풍수지리학이었다.
즉, 진산[鎭山]인
백악산을 중심으로 좌청룡과 우백호를 따라 도성을 축조하여 이를 안산인 남산에 연결시켜 도성의 범위를 정한
다음, 백악산을 배후의
진산으로 삼아 주궁[主宮]인
경복궁을 앉히고, 부(副)주산격인 응봉(鷹峰)을 배후의 진산으로 삼아 창덕궁을 앉힌 다음,
"좌묘우사(左廟右社)", "전조후시(前朝後市)"의
원칙에 따라, 경복궁의 좌측인 동쪽에는 종묘[宗廟]를, 경복궁의
우측인 서쪽에는 사직[社稷]을
배치했고, 경복궁의 전면에는 육조[六曹]를,
그 후면에는 시전[市廛]을 배치하게 된 것이다.
진산[鎭山]의 형세가 누각처럼 우뚝 치솟고,
산봉우리가 수려한 바위로 형성되면 산이 수려단정(秀麗端正)하고
물 또한 맑다. 또한
진산은 반드시 대강(大江)이나 대해(大海)가 교류하는 곳에
위치해야만 큰 역량(力量)을 갖는다. 예컨데, 서울의 삼각산이나 개성의
오관산(五冠山)은 이와같은 곳이라 하겠다.
양기에 있어서의
배후산지는 지기[地氣]를 보호하고, 하수[河水]는
재록[財祿]을 관장하는
것이므로[水管財祿], 대강, 대하[大河]가 있는 곳이면 부후(富厚)한
집이 많고, 번성하는 도시와 군.읍[郡.邑]이 많다.
비록 산중이라도
시냇물이 모여드는 곳이면 또한 좋은 터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집터를 정하려면 반드시 배후로는
진산이 둘러싸, 집터를
진호하고, 앞으로는 하천을
끼고, 그 내부로는
들판이 펼쳐진 곳과, 좋은
도로망이 형성되어
있는 곳에, 착안하여 구할 것이다.
만약 땅이 험악하고 좁아서 궁벽한 곳이면
살 만한 곳이 못되니, 착안할 가치가 없는 땅이다.
(3)
청룡.백호(靑龍.白虎)
청룡과 백호는 읍기[邑基]나 마을 또는 집터를
호위하는 보필의 임무를 맡은 자로,
진산쪽에서 전면을 내려다
보았을 때, 좌측으로 뻗은 산줄기를 청룡이라 하고, 우측으로 뻗은 산줄기를
백호라고 하는데, 청룡과 백호는 내룡과 중심맥을 감싸주어야 좋다.
즉, 마을이나 집터가 있는 쪽을 향하여 환포[環抱]한 형상이라야 길(吉)한
것이다.
청룡과 백호가 여러
줄기로 되어 있는 경우에는, 집터를 중심으로 안쪽에 있는 좌우의 산줄기는
내[內]청룡. 내[內]백호라 하고, 바깥쪽에 있는
좌우의 산줄기는 외[外]청룡.
외[外]백호라고 한다.
원칙상
4수호신[四'守護神]인 청룡.백호.주작.현무 중에서, 청룡은 동쪽,
백호는 서쪽, 주작은 남쪽,현무는
북쪽을 호위하는 수호신이나, 풍수학에서는 방위를 불문하고, 전면의
산은 주작이라 하고, 후면의 산은 현무라 하고, 좌측면의 산줄기는 청룡이라
하고, 우측면의 산줄기는 백호라고 칭한다.
전유주작[前有朱雀], 후유현무[後有玄武], 좌유청룡[左有靑龍],
우유백호[右有白虎]라는 말이나 전주작, 후현무, 좌청룡, 우백호라는
칭호는
이러한 뜻에서 나온 말이다.
청룡.백호는 꿈틀꿈틀 감도는 듯, 굴곡회환[屈曲回環]하여
당국[堂局]을
환포(環抱)함이 길(吉)한 형상이며, 청룡.백호가 반배(反背)하거나 직거(直
去)하면 이향패절(離
鄕敗絶)하고, 첨사(尖射) 혹은 직사(直射)하면 송사(訟 詞).형옥(刑獄).살상(殺傷)
등의 흉화가
따른다.
용호두(龍虎頭)가 기두(起頭)하여
서로 대치(對峙)하면 형제상투(兄弟相 鬪)하여 불길하
며, 교검형(交劍形)으로
용호배아(龍虎排牙)하면 살상.형벌 패절 등의 흉액이 따른다.
주작은 혈전지산(穴前之山)으로
즉, 안산을 말하며, 안산은 용혈의 기(氣)를 안으로 거둬 들이는
물(物)로서,
만환포혈(彎環抱穴)하여야 길격이다. 옥대.면궁안(玉帶.眠弓案)이
최상이며, 횡
금안(橫琴案)이
그 다음이다.
안산은 근혈지 대산(近穴之 對山)으로 혈 가까이
있는 산을 말하고, 조산은 안외지 원산(案外之遠山)으로 안산 너머에
있는 산으로, 좀 멀고 높은 산을 말한다. 이 안산 즉, 주작은 공작이
날개를 펴고 춤을 추듯이 감돌아 있어 주객[主客]이 상대함에 다정한
형상으로 되어 있음을 필요로 하고, 이
에 반하여
반배[反背]형이거나 산고(山高)하여 압혈(壓穴)하는 형상이면 불길하다.
현무는 혈후지산(穴後之山)으로 단정수려(端正秀麗)하고,
수두저복(垂頭低伏)함을 요하며, 반면에 너무 태장(太長)하면 도기(盜氣)하는
까닭으로 불길하다.
(4) 야세(野勢)
무릇,
인간은 양기[陽氣]를 받아 사는 것이며, 하늘은 곧
양기의 빛이므로 하늘이 적어보이는 곳은 결코 살 곳이 못된다.
가장 기피해야 할 곳은, 사방의 산이 높아서 누르는 듯하고,
해가 늦게 뜨고 일찍지며, 밤에 북두칠성이 보이지 않는 곳이다.
이런 곳은 영광[靈光]이 적고, 음기[陰氣]가 쉽게 침입하여
사람들을 병들게 하기 쉽고, 혹 잡기[雜鬼]의 소굴이 된다.
이런 작고 좁은 골짜기에 사는 것은 넓은 들판에 사는 것보다
못하다. 이런 까닭으로, 들이 넓을수록 터는 좋은 곳이 된다.
일.월.성진[日.月.星辰]의 빛이 항상 환하게 임[臨]고, 풍.우.한.서[風.雨.寒.暑]의
기후가 고르게 알맞은 곳이면 인재가 많이 태어나고[人才多出],
질병 또한 적다.
대야중(大野中)에
잔산(孱山)이 주회(周回)하여
있는 것은 산이라 일컫지 아니하고, 이것은 총칭하여 들이라
칭한다. 그것은 천광(天光)이 막히지 않고, 수기(水氣)가 멀리
통하는 까닭이다. 산 중이라도 들이 탁 터진 곳이면 역시 좋은
터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겨울 바람은 서북풍[西北風]이
제일 많고, 그 다음이 북풍[北風]이고, 또 그 다음이 서풍[西風]이다.
이러한 겨울 바람의 특성은 인간의 의(衣).식(食).주(住)와
주택의 열[熱]관리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며, 택지의 선정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기후요소의 하나이다. 따라서
한풍을 막고, 양지바른 택지를 고르기 위해서는 이같은 기후의
특성을 합리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예컨데, 서고동저[西高東低]보다는 북고남저[北高南低]를,
북고남저[北高南低]보다는
서북고
동남저[西北高 東南低]의
땅을 고르는 것이 더욱 좋은 땅이라 하겠다.
택지
자체의 서쪽.북쪽.서북쪽의 지세(地勢)가 낮은 집은 헐벗은
사람 꼴로 제 아무리
방설비를
잘 한다고 해도, 자연적 조건의 한기(寒氣)는 막을 수 없는 것이다.
서. 북. 서북쪽의 지세가 높은 것이 좋다는 것은 겨울의
한랭한 바람을 막아 집의 지기[地氣]를
감싸줌과 동시에,
양광(陽光)을 듬뿍받아 양기[陽氣]를 보전할 수 있는 기본조건이
되는 까닭이다.
무릇, 인간은 양기[陽氣]를 받아 사는 것이니, 한풍(寒風)을 막고
양기 를 받을 수 있는 지세[地 勢]야 말로 길지(吉地) 선정의 기본
요건이 된다 고 하겠다.
인간생활의 삶의 터전인 양기[陽基]의
입지조건은 지형,위치,기후,물,생리[生利;이익을 냄]
등의 자연적 조건(자연환경)과 인간에 의하여
형성된 2차적 환경인 정치,경제,사회,문화,교통 산업 등의 인문적
조건(인문환경)에 따라 인간의 의.식.주 및 모든 활동 영역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이는
가능성을 제공할 뿐, 이러한 환경에 대한 합리적인 이용 방법과
개발 여하에 따라 그 결과는 다르게 나타난다고 하겠다.
우리 선조들은 이미 기후조건에 따른 가옥구조를
합리적으로 설계하였다. 예를 들면,
북부지방은
겨울철의 추위에 적응하도록
폐쇠형 가옥구조를, 남부지방은 여름철의 더위에 적응하도록 개방형 가옥구조를
설계했으며, 다우[多雨]지역은
축대가 높고 급경사의 지붕에
추녀가 넓으며,습기와 통풍관계를 고려한 개방적 가옥구조를 설계하였다.
다설[多雪]지역은 건축재료가 굵고 튼튼하며, 방설림.방설담과
가옥 주위에 특수 통로시설을 하였으며,
강풍[强風]지대는
방풍담이 높고,가옥이 낮으며 지붕을
잘 고정시킬 수 있도록 했으며,저습[低濕]지대는
축대를
높게하고 피수대를
설치하여 갑작스런 홍수에 대비할 수 있는 가옥 설계를 하였다.
우리 선조들의 숨은 슬기는 옛날의 가옥구조에
잘 나타나 있으며, 특 히 대청마루를 갖춘 민가는 집전체의 배치와
조경을, 가장 합리적으로 설계하였다.
대청마루가
있는 민가에서는 뒷마당 경계에 감나무,대추나무 등, 많은 나
무를
밀식[密植]하고, 앞마당에는 일체 나무를 심지 않는다.
여름에
햇볕이 앞뜰을 쪼이면 복사열로 인해 뜰의 기온이 올라가는
반면,
뒷뜰에는
밀식된 수목으로 인해 기온이 그리 높지 않다.
이러한
기온 차이로 인해 집안에 조그만한 기류변동이 일어나게
되고,
이
기류의 흐름을 이용하여 대청마루 뒷문을 열어놓으면 시원한
바람이 일
게된다.
이와같이 자연을 이용할 줄 아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는
옛날의 민
가에
잘 나타나 있다.
(5) 산형(山形)
산 가운데 가장 으뜸이
되는 산인,
조종산[祖宗山]은 누각(樓閣)처럼 우뚝
치솟은 형세(形勢)라야 한다.
주산(主山)은 수려단정(秀麗端正)하고 청명(淸明)하여
유연하고 아담한 것이 최상이다.
뒷 산맥이 끊어지지 않고 면면(綿綿)이 이어 오면서 들을
건너다가 갑자기 높고 큰 봉우리로 치솟고,
지맥(支脈)은 감싸듯 돌면서 작은 분지[盆地]를 만들어
마치 궁 안에 들어 온 것 같고, 주산의 형세가 풍부하고
온화하여 마치 겹집이나 궁전 같은 것이 그 다음이다.
사방의 산이 멀리 있어서 평탄하고 넓으며,
산맥이 평지로 뻗어내려
강물을 만나
그쳐서, 들판에 터를 만든 것이 그 다음이다.
가장 기피해야 할 곳은 내룡이 나약하고 우둔하여
생기(生氣)가 없거나 혹은 산이 무너지고 기울어져서 길(吉)한
기운(氣運)이 적은 곳이다.
무릇 땅에 생기와
길기(吉氣)가 없으면 인재가 나지 않는다(人才不出), 이러한
까닭으로 산형(山形)을 가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 분지(盆地); 보통의 평야(平野)나 주위의 지형보다
높은 위치를 가지면서
산지(山地)로
둘러싸인 편평한 땅.
(6) 토색(土色)
화석. 성토(化石.成土)한
비석비토(非石非土)를 사토(砂土)라 하며, 이 사토는 지기(地氣)가 응결된
흙이다. 토는 기(氣)의 모체가 되는 것이니, 토색이 윤기가
있고, 사토(砂土)가 긴밀(緊密)하면 우물이나 샘물도 또한
맑고 차다. 이와 같은 곳이면 살 만한 곳이다.
만약, 붉은 진흙과 노란 진흙, 혹은 검은 자갈이면 이것은
사토(死土)이다. 그 땅에서 나오는 우물과 샘물은 반드시
장기(氣)가 있으며, 이런 곳이면 살 곳이
못된다.
(7) 조산(朝山).조수(朝水)
조산은 안산 너머에 있는 산을 말한다.
조산이 멀리 있으면 맑고
수려해야
하며, 가까이 있으면 밝고 깨끗하게 보여서 한번 보아서도 사람들이
기쁨을 느끼게 되어야 하며, 우락 부락함이 없는 즉, 밉살스런
모양이 없는 것이 길하다.
무릇 조산(朝山)이 추악한 석봉(石峰)으로 이루어져 있거나
혹은 기울어진 고봉(孤峰), 혹은
무너지고 떨어져 나간 모양, 혹은 넘겨다 보고
엿보이는 모양, 혹은 이석괴암(異石怪巖)이 산상이나 산하에서 보이든가,
혹은 장곡충사(長谷沖砂)가 전후좌우에서 보이는 것이 있으면,
모두 살 수 없는 곳이다.
조수(朝水)는 앞으로 흘러드는 냇물을 말한다. 흘러드는
물은 반드시 꾸불꾸불하게 유유히 흘러 오는 것이 좋고,
활을 쏜 것같이 일직선으로 흘러오면 흉하다.
소천소계(小川小溪)는 역류하는
것이 길하나 대천대강(大川大江)은
결코 불가(不可)하다.
큰 물이 역류하는 곳에는 양택.음택을 막론하고 처음에는
흥발(興發)하나 오래되면 패멸(敗滅)하지 않은 일이 없다.
그러므로 경계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와 같은 곳은 서울의 한강물을 남산이 가로막아서 수세(水勢)를
완화시켜 주듯이, 당국[堂局]을 가로막는 언덕이나 산이
있어서, 수세를 완화시켜 주면 역시 오래도록 살 만한 곳이디.
이러한
까닭으로 장차 집을 지어 자손에게 전할 계획이 있는 사람이면,
지리를 가려서 택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일곱 가지[水口.背山臨水.靑龍白虎.野勢.山形.土色.
朝山. 朝水]는 즉, 그 요지(要旨)라 하겠다.
2. 생리론(生利論)
취락(聚落)의
형성도 역시 생리적.지리적. 교통적
조건에 따라 입지(立地)하는 것이니, 미작(米作)중심의
정착 농업과 함께 대부분의 취락들이
농경지와
인접한, 즉 산지와 평지의 접촉지대인 배산임수(背山臨水)의 땅에
형성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풍수지리학의 영향으로 이러한 취락이
많으며, 이같은 임수(臨水)위치는 물과 식량 구득이 용이했고,
배후(背後)산지는 겨울의 추위와 외적방어에 유리한 입지적
작용을 하였다.
생리적(生利的) 조건에
따라 입지한 촌락으로는 지하
자원의 산지에는 광산촌[장성.도계.황지.상동등], 수산물의
산지에는 어촌[속초.충무.삼천포.여수.주문진등], 유원지
및 관광 지대에는 관광촌 등이
발달하였다.
이들 취락은 본래의
기능이 상실되었을 때는 쇠퇴(衰退)하며, 새로운
기능이 부여될 때와 상.공업 및 교통의 발달에 따라 급격히 팽창하였다.
행정 구역의 폐합과 행정
구역의 이동에 따라
쇠퇴(衰退)한
반면, 행정
기능의 중심화[수원.춘천.청주.대전등], 위성
도시화[안양.부천.성남등], 교통요지화[대전.천안.영주등],
군사적 요지화[논산.의정부.동두천.원주.송탄등], 공업 도시화[안산.창원.구미등]등, 상.공업의 발달에 따라 이들 취락도
팽창하였다.
이같은 취락의
성쇠(盛衰)는
삶의 근간인 의식[衣食]과
직결되는 중요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살 만한 곳을 택할
때에는, 먼저 의식[衣食]의 원천이 되는 곳에
착안하되, 반드시 지리.교통.산수의 여건도
잘 가려서 구할 것이다.
3, 교통론(交通論)
좋은 도로(道路),
운하(運河),
항행가능한 하천(河川)은 운반비용을 감소하고, 공간 거리의
시간적 단축으로 원격지(遠隔地)를 근린지(近隣地)와 같은
수준으로 만드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런 까닭에 교통(交通)은
그 모든 개량중(改良中)에 최고의 것이라 하겠다.
국내의 교통
여건에 따른 수송 분담을 살펴보면, 국내의 여객 수송은 자동차 교통이
주축이 되고, 국제 여객 수송은 항공 교통이 주축이 되며,
국내의 화물 수송에는 철도 교통이 주축이 되고, 국제 화물
수송은 해상교통이 거의 차지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교통 발달로 인한 영향을 살펴보면, 1일 생활권의 확대로 하루의 생활 범위를
넓혔고, 생산과 소비를 연결시켜 유통질서를 확립하고,
경제.문화의 지역간의 격차를 좁혔으며,
정치적으로는 중앙의 정치적 이념. 사상이 전국에
잘 전파되어 국민의식이 보편화되었다.
따라서 지역의 발전과 결합을 촉진하여, 생활양식의 균등화에
크게 이바지 하였으며, 인구의 지방 분산, 군사 기동력의
강화, 상권의 확대, 수송의 신속화 및 대량화 등에 큰 효율을
가져왔다.
따라서 살 만한
집터의 입지
조건 중에, 교통 여건의 비중은 생활의
편익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친다고 하겠다.
그러한
까닭으로, 가거지[可居地]를 택할 때에는 지리.생리. 산수의 여
건과
더불어, 반드시 교통 여건에 따른 편익을 잘
가려서 구할 것이다.
4. 산수론(山水論)
무릇, 산수(山水)라는 것은 감정을 화창하게 하고, 정신을
기쁘게 하는것이다. 사람이 살고 있는 곳에, 이 산[山]과
물[水]이 없으면 정서(情緖)를 가질 수가 없어, 인정(人情)이
메마르게 된다.
비록 산수가 좋다고는 하나 높은 산과 급한 물, 험준한
산과 빠른 여울은, 비록 한때 구경거리가 될 만한 풍치가
있어, 산과 물의 풍광만 좇을 뿐, 의식[衣食]을 얻는 이점(利點)이
적다.
이러한 곳은 다만, 절이나 수도(修道)하기에는 알맞는 곳이나,
평소에 사람이 살기에는 적당하지 않는 곳이다.
사람은 기름진
땅과 넓은 들판과 지리(地理)가 아름다운 곳을 택하여 집을
짓고 사는 것이 좋다.
비록 야읍(野邑)이라도 시내와
산이 있어, 강과 산이 아름다운 풍치를 이루어, 혹 넓으면서
명려(明麗)하거나, 혹 깨끗하면서 아담하거나, 혹 높지
않아도 수려(秀麗)하거나, 혹 물이 많지 않아도 맑거나,
비록 기암이석(奇巖異石)이 있어도 음침하고 험악한 모습이
전혀 없으면, 이러한 곳에는 영기(靈氣)가 모여 살 만한
곳이다.
이런 곳을 택하여 집을 짓고
산다면, 참으로 아름답고 좋은 일이나, 다만 형편이 여의치 않으면
가끔씩 명산가수[名山佳水]의 곳을 왕복하면서,푸른 청산을
벗하고, 흰 구름을 동반하여 돌을 베개 삼고, 계수(溪水)로
이를 닦는다면, 어찌 아름답지 않겠는가?
"택리지(擇里志)"에 언급하기를, 『바닷가에
사는 것은 강가에 사는 것보다 못하며(海居不如江居), 강가에
사는 것은 시냇가에 사는 것보다 못하다(江居不如溪居)라고
하였다.
바닷가에는 해풍(海風)이 많이 불어 오므로 사람의 얼굴이
쉽게 검어지고, 다습(多濕)하므로 인해 각기(脚氣).수종(水腫)등의
질병이 많이 생기며, 샘물이 모자라고 토질은 갯벌이며,조수가
탁하여 맑은 기운이 적다.
오직
시냇가에 사는 것은 평온하고 아름다우며, 깨끗한 경치가
있고, 또 관개와 농경지를 경작하는 이익이 있는 까닭으로
해거(海居)함은 강거함만 못하고(不如江居), 강거(江居)함은
계거함만 못한 것이다(不如溪居), 라고 하였으며,
또한 시냇가에
살 경우에는 반드시 이령불원[離嶺不遠]한 곳에 살아야
평시(平時)나 난시(亂時)에도 모두 오래 살기가 좋은 곳이다,
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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