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가 끝난 뒤에 할아버지 양위분, 아버지 양위, 형제 등의 차례로 절을 하고 새해 인사를 드리는데, 이를 세배라고 한다.

이때 나이는 어리나 항렬이 높은 사람이 항렬 낮은 나이 많은 사람에게 세배를 하면 항렬 낮은 어른은 앉은 채 절을 받지 못하고 반드시 답례를 한다. 가문이 번성치 못하여 세배하는 사람이 많지 않으면 각기 세배하지만, 번성한 가문으로 설날 모인 인원이 많을 때에는 항렬별로 합배를 하는 가정도 있다. 일가나 친척으로 내외할 필요가 없을 때에는 안팎 세배를 모두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남자 어른들에게만 한다. 옛날에는 집에서 부리는 하인과 같은 신분이 낮은 사람들은 마당에서 허리만 굽혀 세배를 했다. 세배를 가야 할 사람은 아니지만 어쩌다 길에서 만나면 그것이 정월이면 '정초에 뵙지 못했습니다'라고 세배를 대신하여 말한다. 세배 와야 할 사람이 안와도 괴이하다고 한다. 처가의 세배는 늦게 가는 풍속이 있었던지 '처가집 세배는 앵두꽃 꺾어들고 간다'는 말도 있다.

세배를 할 때에는 좋은 말로 인사를 주고 받는데 그 말을 덕담이라고 한다. 어른께 '새해에 더욱 건강하십시오', '새해에는 백세향수 하십시오', '새해에 복 많이 받으십시오' 등의 덕담으로 절이 끝난 다음 인사를 드리면 세배 받은 어른도 세배하는 사람과의 관계에 따라 응분의 인사람을 한다. '금년에는 소원 성취하게' 또는 '금년에는 복 많이 받게' 등으로 인사에 답한다.

정월 덕담은 새해를 맞아 피차간에 행복을 빌고 발전을 축하하는 풍속이다. 세배를 받은 측에서는 어른께는 주식을, 아이들에게는 과일과 돈으로 대접하며 정담을 나누기도 한다.

일가 어른이 먼 곳에 살고 있을 경우에는 수십리 길을 찾아가서라도 세배를 드리는 것이 예의로 되어 있으며, 세배를 할 줄 모르면 교양이 없는 사람으로 취급받는다.

이렇게 어른을 공경하고 어른과 아이간의 질서를 유지해온 습관은 유교 도덕의 영행이 크겠지만, 세계의 많은 나라 가운데에서도 우리 나라의 전통적 특색이며 설날은 특히 그러한 특색이 잘 나타나는 날이다.